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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살이 안 찌는 이유와 그 고통

염장 지르는 이야기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고통을 겪었기에 과감하게 쓰려합니다. 어떻게 보면 살 안찌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으니 살을 빼려는 분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도 같습니다.

살을 빼는 다이어트에 관한 이야기는 들어보았어도, 살을 안쪄서 고민인 사람은 많이 들어보지 못했지요? 그래서 저는 어디가나 핀찬을 듣곤 합니다. 실제로는 저처럼 살이 안 쪄서 고민인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아요. 카페나 클럽같은 모임들도 많고 가끔씩 TV에도 나오더군요.

어릴 적부터 살이 안 잘 쪄서 부모님께서 깨나 애를 먹으셨답니다. 사시사철 한약을 입에 달고 다녔고, 살이 찐다는 것은 모든 지 다 해 보았지요. 하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그럴수록 살은 더 빠졌고, 말라깽이, 갈비씨등의 별명을 가지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20대가 되어서도 55kg을 넘어본 적이 없기에 (참고로 키는 170cm) 나름대로 많은 스트레스였어요. 보통 50~52kg을 왔다갔다 하였고 한약 먹고 별짓을 다하면 55kg을 딱 찍고 다시 원상 복귀하곤 했죠. 살이 찌는 것도 스트레스겠지만, 살이 안 찌는 것도 스트레스랍니다.

저를 보며 친척 누님들은 매우 얄미워했지요. 아무거나 먹어도 상관없는 나를 보며 말이죠. 가족, 친척 할 것 없이 모두 나를 살 찌워보겠다고 사람들이 나서더군요. 그러나 항상 결과는 상대방만 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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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나는 그대로... 어머니께서는 항상 억울해하셨어요. 나를 살 찌우기 위해 그렇게 노력하셨는데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엄마만 먹고 아들은 안 먹인다고 하니 말이죠...

어렸을 적부터 살이 찌지 않는 체질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노이로제가 걸릴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했습니다. 만나면 사람들이 말랐다는 이야기만 하니까 말이죠. 난 밥을 먹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나만 보면 먹을 것을 주곤 했는데 안 먹을 수도 없고 참 난감했습니다. 김C가 장모님 집에 가면 푹 자고 왔는데도 또 자라고 하는 것처럼 말이죠.

마의 55kg을 넘게 된 것은 결혼을 하고 난 후 였습니다. 결혼식을 하기 전부터 살이 급속도로 찌기 시작하더니 결혼식 때 60kg이 되었고, 지금은 65kg이 되었지요. 나잇살인 것 같기도 하고,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나를 먹여주었던 아내의 사랑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이렇게 되면 불효자 되는거죠^^;;)

살이 찐 지금과 빼빼 말랐던 과거의 차이를 생각해보면 살이 왜 안 쪘는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첫째, 먹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어머니 말씀으로는 어렸을 적에 이유식 상한 것을 먹은 적이 있다고 하네요. 그것이 원인인지는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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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겠지만, 어렸을 적부터 먹는 것이 싫었습니다. 먹는 즐거움을 전혀 몰랐으니 다른 사람들이 보았을 때는 불쌍해보였겠지만, 맛있게 먹는, 특히 많이 먹으려 하는 사람들을 보면 오히려 이상하게 보였지요. 맛집 여행... 절대 이해 안되었습니다.

"너 이거 먹을래" 하면 자동적으로 "아니!"가 먼저 튀어나오죠. 나름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려 노력하고 있지만, 먹는 것에 관해서는 언제나 부정적이었습니다. 먹는 것을 싫어하다보니 밥을 먹을 때도 밥알을 하나씩 세면서 먹었고, 천천히 먹어야 남들 식사 다 끝날 때까지 조금만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천천히 먹었습니다.

먹는 것이 귀찮을 때가 많았는데, 어차피 또 먹을 거, 왜 먹나 하는 생각이 들곤 했죠. 먹는 것을 싫어하다보니 배고픈 것을 즐기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배가 고픈 것을 참는 것이 오히려 기분이 좋은...쓰고보니 좀 이상하긴 하네요 ^^;; 아무튼 먹는 것이 정말 싫었습니다. 먹는 것이 싫다는 주문을 외우면 다이어트에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둘째, 한 숟가락 덜!

살이 찌고 나서 들인 습관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한 숟가락 더! 입니다. 반찬이 2개 남았으면 상대방과 사이좋게 1개씩 나눠 먹습니다. 하지만 전에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았죠. 반찬이 2개 남건 1개 남건 배 부르면 무조건 남겼습니다. 밥도 한 숟가락씩 남기는 것이 습관이 되어 딱 한 숟가락 남았을 때 갑자기 배가 불러와 더 이상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되기도 했지요.

형제가 없어서 그런 영향도 있는 것 같아요. 먹는 데에 경쟁가자 없으니 항상 여유롭게(?) 남기곤 했죠. 밥도 천천히 먹고 말이죠. 식성 중에 좀 특이한 것이 있는데 수박을 먹을 때 수박씨도 함께 먹습니다. 씹어서 먹기도 하고, 그냥 삼키기도 하지요. 원래는 수박을 먹을 때 수박씨 하나 하나 빼느라 시간이 정말 오래걸렸었죠. 그런데 어느 날 엄친아들이 놀러왔습니다. 형제였는데 수박이 나오니 둘이서 무슨 경주라도 하듯 허겁지겁 먹었어요. 순식간에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먹어버렸는데 먹고 싶지는 않았으나 희안한 경쟁심이 생기더군요. 내가 좋아하던 형제들이기도 해서 그들을 따라 수박 레이스를 하다보니 이제는 수박을 먹을 때 그 형제와 같이 수박씨도 함께 먹습니다.

살이 찌려면 경쟁을 하면서 한 숟가락 더!,  살을 빼려면 혼자 여유롭게 먹으며 한 숟가락 덜! 이 것을 외치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

셋째, 먹을 것에 절대로 돈을 쓰지 않는다.

돈을 쓸 때 제일 아까운 것이 바로 먹는데 돈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건데'라는 말도 잘 이해가 안되었지요. 물론 배가 고프면 먹어야 하지만, 특별히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니 먹는데 돈을 쓰는 것은 나에겐 꽤 큰 사치였죠.

하지만 레스토랑 같은 곳에서 많이 밥을 먹곤 했습니다. 이유는 분위기 때문이죠. 아내와 데이트를 할 때는 이런 레스토랑에 돈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건 먹는데에 돈을 쓴다고 생각하지 않고, 분위기에 돈을 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어찌되었건 먹는 것에 돈을 쓰는 것이 아깝다고 생각하니 자연스레 돈이 있어도 안 먹게 되고 배가 고픈 상태에서 계속 활동을 하다보니 살이 빠지는 것 같습니다.

장이 안좋아서 살이 안쪘을지도 모릅니다. 연비가 안좋아서 먹는 것이 흡수가 안되고 다 세는 것일 수도 있죠. 보통 찬 것을 매우 좋아하는데, 찬 것을 좋아하다보니 장이 안좋아지고, 장이 안좋아지다보니 살이 안찐 것일 수도 있습니다. 군대에 갔을 때는 군대 환경 상 찬물이 없어서 뜨거운 물만 마셔야 했었는데 그 당시 살이 좀 쪘었죠. 하지만 군대에서도 태권도 시합에 선수로 차출되어 무리한 체중 조절로 인해 그 다음부터는 또 살이 52kg을 유지하며 전역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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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선수로 활동할 당시 단기간내에 살을 빼던 방법이 있는데요, 좀 무식하긴 하지만, 살을 빼는데에는 효과가 있습니다. 원리는 단순합니다. 우리 몸의 90% 이상이 물로 구성되어 있기에 몸에 있는 물을 빼면 체중이 감소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우선 껌을 한박스 삽니다. 그리고 한번 씹을 때 한통씩 씹지요. 대신 껌을 씹을 때 나오는 침을 삼키면 안됩니다. 계속 침을 뱉여야 하는데요요. 무식하긴 하지만 효과는 있습니다. 턱도 좀 아파요...^^;;

또한 담배를 태웁니다. 당시 하루에 3,4갑 이상씩 피웠는데, 담배를 피우고 계속 침을 뱉여야 했지요. 그래서 도장 앞에는 온통 침 범벅이었습니다. 우의를 한 5개 겹쳐입고, 운동장 트랙을 뛰다가 곧바로 그 복장 그대로 사우나에 들어가 땀을 빼지요. 물은 거의 안마시고 이런 식으로 몸 속의 수분을 모두 빼다보면 살이 빠집니다. 물론 건강에는 아주 아주 아주!!! 안 좋습니다. 절대로 추천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요즘 누가 이렇게 운동을 하겠습니까. 오래 전 군대에서나 했던 방법입니다.

살을 빼는 혹은 안 찌는 제일 좋은 방법은 역시 운동일 것입니다. 자신이 먹는 양보다 더 활동을 하면 당연히 빠지거나 찌지 않겠지요. 반대로 먹는 양보다 덜 움직이면 살이 찔 것입니다. 살이 찐 요즘 보면 참 많이 게을러 졌다는 생각도 들어요. 특히 요즘은 블로그에 푹 빠져서 손가락만 까딱 까딱하고 있으니 말이죠...

살이 쪄서 고민인 사람도 있지만, 살이 안쪄서 고민인 사람도 많습니다. 서로의 습관과 방법을 공유한다면 이런 고민들이 사라지지 않을까요? 살이 안 쪘던 사람의 한 사람으로 살이 안 찌는 방법 아닌 방법을 공유해보았습니다.

살이 찌는 것이 평생 소원이었지만, 막상 배가 불러오는 것을 보니 건강이 최고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