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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피부 관리, 비싸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평소에 남자들은 피부 관리를 하지 않다가, 결혼 때가 되면 그녀의 손에 이끌려 피부 관리를 받곤 합니다.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결혼식 때 멋져보이고 싶은 것은 다 같은 마음이니까요. 저 또한 태어나서 처음으로 피부 관리를 받은 것이 결혼식을 준비하기 위해서였지요. 원래 피부가 좋은 편이라 딱히 피부관리를 안해도 되었지만, 그래도 피부가 원래 좋으니 관리를 받으면 더 좋아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관리를 받으러 갔습니다.

우선 검색을 통해 평판이 좋고, 조금 비싼 곳을 택해서 가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좋은 관리를 해주지 않을까 하는 새신랑의 마음에서 선택하게 되었죠. 처음 피부관리실에 가니 약관 같은 것을 주더니 싸인하라고 하더군요. 회원가입서인가보다 하고 간단한 설문조사와 함께 싸인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피부 관리를 받기 시작했는데, 비싼 관리인 만큼 팩도 많이 해 주고, 앰플도 많이 뿌려주더군요.

이런 저런 관리를 받고 거울로 얼굴을 보았는데 얼굴에서 광채가... ^^;;; 반짝 반짝 거리는 것이 이래서 관리를 받는구나 싶었어요. 그렇게 한달 정도 관리를 받았는데 언젠가부터 관리 후 오돌도돌한 것들이 자그마하게 나기 시작하더군요. 관리 받고 있는데 괜찮겠지 싶었더만, 한달 후 갑자기 얼굴이 뒤집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피부 관리실에서는 원래 처음 받으면 그렇다면서 안심을 시키긴 했지만, 결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제 마음은 정말 화가 치밀면서도 조마 조마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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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조금 더 다녔는데, 관리를 받을수록 더욱 나빠지는 피부와 고등학생 때 이후로 스킨,로션 안발라도 뽀로지 하나 나지 않았던 피부에 갑자기 화농성 여드름이 얼굴을 덮었죠. 정말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얼굴이다보니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만 같고, 아는 사람이라도 만날까봐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다녔습니다. 혹시라도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첫마디가 "야! 너 얼굴이 왜 그래?"였습니다. 차마 피부관리 받다가 이렇게 되었다는 말은 못하고, 피곤해서 그렇다며 둘러대곤 했죠.

화가 치밀어 피부관리사에게 따졌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말이죠. 그러나 대답은 자신은 잘못이 없다며, 사람마다 피부가 다르기에 그럴 수 있다고 하더군요. 나만 그랬으면 상관이 없는데 그녀의 피부까지 엉망이 되어버려 정말 암담했습니다. 처음에 작성했던 약관 동의서 그런 것에 피부에 이상이 생겨도 괜찮다 같은 조항이 있었던 것 모양이더군요. 정말 억울했지만, 울며겨자먹기로 남은 금액은 모두 그녀의 등관리로 돌려버리고 엉망이 된 얼굴을 회복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알아보았습니다.

아는 형이 한의원을 하고 있어서 형에게 도움을 청했고, 한의원에서 알라딘 필링을 받았습니다. 피부에 좋은 한약도 지어서 먹었죠. 워낙 실력이 좋은 형이라(한번 본 것은 절대로 안 잊어버리는 천재이죠- 중학교 때 잠시 본 책의 구절까지 다 외울 정도..) 그녀와 나의 피부는 결혼식에 화장으로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습니다. 알리딘 필링을 3번이나 받았지요... 정말 아팠습니다. ㅠㅜ (형이 운영하는 한의원은 노아한의원 노원점인데요, 아토피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정말 양심적으로, 실력있는 분들이 운영하는 한의원이니 필요하신 분은 여기-> http://www.noaclinic.com 에 방문해 보세요 ^^ 강추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억울하고 황당한 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또한 무지에서 비롯된 피해였기에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피부관리에 관한 강의까지 들었지요. 알게 된 사실은 피부 관리실은 절대로 비싸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비싼 피부 관리실은 비싼 화장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비싼 건데요, 화장품이 비싸다고 내 피부에 맞는 것은 아니거든요. 피부에 안맞는 화장품을 사용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파렴치한 그 피부관리사는 자신들의 화장품이 외국 병원에서나 사용되는 화장품이라며 권위에 의존하는 오류를 펼치더군요. 병원에서나 사용하는 것이라면 처방전이 있어야 되는 것일테고, 최소한 고객의 피부에 맞는지 안맞는지 테스트를 해 보는 절차 정도는 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민감한 부위인 귀 밑이나 손목, 겨드랑이에 먼저 발라만 보아도 금방 테스트를 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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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은 화학약품이고, 어떤 화학반응이 얼굴에서 일어날 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약이나 화장품에 "주의-부작용"이란 애매한 문구가 붙어있는 것이죠. 앉아서 코 베어가는 세상에 모르면 당하기 쉽상입니다. "비싸면 좋다"라는 무식이 부른 참사였지요.

여자들은 이런 상식들을 잘 알고 있지만, 스킨, 로션조차 잘 바르지 않는 남자들에게는 매우 생소하고 어색한 분야입니다. 그렇기에 어리숙하여 당하기 일 수 이지요. 자신의 피부 상태를 알고, 평소에 피부 관리를 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야 하겠습니다. 화장품도 아무거나 바르지 마세요. 꼭 테스트를 해 본 후 자신에게 맞는 화장품을 고르시기 바랍니다.